사르크스와 같은 어원을 가진 것으로 추측되는 어휘에 독일어 Schalke란 말이 있다. 살케 하면 분데스리가의 살케 04란 팀이 먼저 떠오른다. FC Schalke 04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겔젠키르헨 살케 구를 연고지로 한다. 이때 살케는 지명에 해당한다. 그러나 살케에는 이것 이외 'hatch'란 뜻도 있다. 해치는 보통 배 갑판에 설치한 艙口창구를 가리키는데, 그 이외에도 알을 깨고 나온다는 뜻이 있다.
해치는 갑판 위를 덮기 위한 뚜껑이자 그 안을 드나들기 위해 만든 출입구다. 육체란 영혼을 감싸는 껍질이자 그곳을 드나드는 문이다. 이 유비 관계에서 '살케=해치=육체'의 공식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해치는 그런데 동사로서 '부화하다'라는 뜻도 가진다. 이것은 육체의 문을 통해 영혼이 탄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곧 껍질을 깨고 알에서 생명이 탄생한다는 난생 신화의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면 난생 신화에 대한 몇 개의 관점을 살펴보자.
A. 우주의 근원을 알에서 찾는 신화적 사고는 여러 민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의 오르페우스교는 난생 신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태초에 크로노스(시간)가 있고 난 다음 아이테르(하늘)와 카오스(공간)가 생겨난다. 이후 커다란 은회색의 알이 크로노스와 아이테르 또는 아이테르와 카오스의 결합으로 태어난다. 그 후 여기서 남녀 양성의 광명신 파네스는 태어난다.
B. 페니키아 천지창조 신화에 따르면, 대기와 공간에서 바람과 욕망의 신이 생겨나고 그 신들이 알 모양을 한 모트를 낳는다고 한다. 이후 그 알이 깨어지면서 태양과 달 등의 천체가 튀어나온다.
cf. 두산백과 '난생 신화' 항목 요약
C. 난생 신화에 있어서 시조신은 모두 알에서 태어나지만 그 원천은 하늘에 있다. 다만 알의 탄생이 인간에 의한 것이냐 하늘로부터 스스로 내려온 것이냐에 따라, 천생란과 인생란의 두 난생 모티프로 나뉘어진다.
D. 고구려 시조 동명왕은 하백의 딸 유화와 해모수가 혼인을 한 뒤에 낳은 커다란 알에서 태어난 다. 석탈해 또한 그 어머니가 7년간 기도한 끝에 낳은 알에서 태어난 다. 반면 박혁거세는 하늘에서 내려온 자줏빛 알에서, 김수로는 구지봉에 내려온 황금 알에서 각각 태어난다. 전자는 인생란, 후자는 천생란의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
cf.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난생신화' 항목 요약
아리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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